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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서적

(요약)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 - 3부

투자의 원칙은 하나다! 수익을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 것’이다.



주식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들


주식투자라는 건 가격과 가치를 비교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주식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까?

① PER :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이익을 바탕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가격(price)과 이익(earning) 간의 비율(ratio)을 따져 보는 것이 바로 PER(Price Earning Ratio)이다.

② PBR : 다른 방법으로는 기업의 장부상 가치를 기업가치로 보는 방법이 있다. 가격과 장부가치(book value)를 비교하는 것이 바로 PBR(Price Bookvalue Ratio)이다.

③ PCR : PER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금흐름으로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PER은 이익을 기반으로 하며, 회계처리 방법에 따라 이익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익 대신 현금흐름(cashflow)을 기업가치의 척도로 보는 것이 PCR(Price Cashflow Ratio)이다.

④ PSR : 초창기 벤처기업이나 바이오 회사의 경우 기업가치는 매출액(sales)을 척도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PSR(Price Sales Ratio)이다.

⑤ PEGR : PER이 성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PEGR(Price Earnings to Growth Ratio)이다. PEGR은 PER을 회사의 이익성장률로 나누어 계산한다. PEGR을 일반 대중에 가장 먼저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피터 린치는 기준을 1로 잡고 0.5 이하이면 저평가로 매수, 1.5 이상이면 고평가로 매도하기를 권했다고 전해진다.

 

자산가치 vs 수익가치, 상대가치법 vs 절대가치법

 

기업가치를 자산가치로 측정할 것인가, 수익가치로 측정할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생긴다. 시장에서는 수익가치법을 더 많이 사용한다. 회사의 존재 목적이 많은 자산을 거느리는 것보다는 많은 이익을 내는 데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동시에 회사의 가치를 다른 누군가와 비교해서 판단할 것인가(상대가치법), 아니면 독립적으로 정할 것인가(절대가치법)의 문제가 있다. 비슷한 비교 대상을 찾아서 단가(평당가격)를 산정하고, 대상에 적용하는 방법이 상대가치법이다. 투자대상 자체에서 나오는 이익이나 현금을 통해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절대가치법이다. 시장에서 많이 쓰는 방법은 상대가치법이다. 일단 적용이 쉽고 논란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다. 하지만 상대가치법에는 커다란 한계가 있다. 먼저, 비교하는 상대방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절대가치가 가지는 우월성은 여기서 나타난다. 주변 상황이 아닌 기업 자체를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1,900포인트에서는 비싸서 팔아야 했고 1,000포인트에서는 싸니까 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필자의 사견이지만, 시장에서 상대가치법을 더 많이 쓰는 이유는 한 가지가 더 있다. 바로 증권사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점이다. 증권사의 주된 매출은 수수료 수익이다. 고객이 거래를 많이 해야 증권사가 돈을 버는 구조다. 이때 상대가치법을 적용하면 시장 상황에도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싼 종목을 추천하고 매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절대가치법의 원리는 어렵지 않다!


월세를 전세로 전환할 수 있는 절대가치법을 이용해서 기업가치와 주식가치도 계산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이 가정해 보자. 어떤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 중에 영업에 사용하지 않는 금융자산 6,000억 원이 있다. 그리고 영업에서는 매월 40억 원 정도의 이익이 발생하다. 이 기업의 가치는 얼마일까? 1조 4,000억 원이다. 식은 위에서 월세를 전세로 전환하는 것과 같다. 집주인 입장에서 소위 반월세 6,000/40이 전세 1억 4,000만 원과 같다. 마찬가지로 회사의 주인인 주주 입장에서 금융자산 6,000억에 월 40억 원의 이익은 1조 4,000억 원의 금융자산과 같다. 이렇게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을 적절한 할인율로 할인해서 계산하는 것이 절대가치법이다.

(예시) 평균시세 4억원 아파트에서 일반층 임대수익률이 5%, 로열층은 임대료가 연간 200만원 더 비쌀 때 로열층의 거래 적정가는?


① 배수 : 가장 쉬운 방법으로는 임대료의 배수를 적용하는 방법이다. 평균 시세가 4억 원인 일반층의 임대수익률이 5%라면, 연 임대료는 4억 원의 5%인 2,000만 원 수준이다. 그런데 로열층은 이보다 200만 원이 더 비싸므로 임대수익이 10% 만큼 더 나온다. 따라서 부동산 가치도 10% 만큼 더하면 ‘4억 + 4억의 10%’인 4억 4,000만 원이 적정가격이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구하는 것이 일종의 PER이다. 일반층 아파트의 가격(price) 4억 원과 임대료로 벌어들이는 이익(earning) 2,000만 원의 비율(ratio)이 20배다. 로열층도 이 비율 20배를 적용해서 2,200만 원의 20배인 4억 4,000만 원으로 가치를 정하는 것이다.

② 현금흐름할인법(DCF) : 로열층 아파트를 살 경우 계속해서 임대료로 연 2,200만 원의 현금 수입이 기대된다. 여기에 임대수익률 5%를 적용하여 영구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구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이 4억 4,000만 원으로 계산한다. PV=C/r 이렇게 구하는 방법을 ‘현금흐름할인법(DCF: Discounted CashFlow)’이라고 한다. 앞으로 예상되는 현금흐름(cashflow)을 추정한 다음 적정할인율로 할인해서(discount) 현재가치를 구하는 방법으로, 절대가치법 중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다.


③ 잔여이익모델(RIM) : 아파트의 시세가 4억 원인데 로열층은 프리미엄이 붙는다. 이 프리미엄의 가치를 어떻게 계산할까? 일반층보다 임대수익이 연 200만 원 더 발생하는데, 이것이 바로 프리미엄에 해당할 것이다. 초과로 얻는 200만 원의 이익이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마찬가지로 프리미엄의 현재가치는 4,000만 원이 될 것이다. 일반층의 가격에 이 프리미엄을 더하면 4억 4,000만 원의 가치가 산정된다. 이렇게 구하는 방법을 ‘잔여이익모델(RIM: Residual Income Model)’ 혹은 ‘초과이익법’이라 부른다. 수학적으로 더 어려울 것은 없다. 다만 계산을 위해 필요한 미래의 현금흐름이나 이익을 추정하는 수고가 필요하고, 할인율을 산정하는 것이 생각보다 까다로울 뿐이다.

세 가지 방법(PER, DCF, RIM) 모두 4억 4,000만 원이라는 같은 결론이 나온다. 쉽게 계산하고 접근할 수 있는 PER가 가장 많이 쓰인다. 하지만 상대가치법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 때문에 필자는 절대가치법을 사용한다. 절대가치법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DCF다. 거의 대다수가 ‘절대가치법 = DCF’를 떠올릴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다.

 

하지만 필자는 더 이상 DCF를 사용하지 않는다. DCF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할인율이다. 아파트에서 얼마의 월세(C)가 들어올지 추정하는 것보다 할인율(r)을 몇 %로 하느냐가 아파트의 가격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아파트 가격에서 할인율이 3%~7%로 바뀔 때 DCF에 의한 로열층 가격은 3.14억원에서 7.33억원으로 달라진다. 아파트의 가치가 입지나 평형, 주변환경, 학군보다 ‘할인율’에 따라 정해진다면 쉽사리 이해할 수 있겠는가? 절대가치법에 적용할 할인율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답이 없다. 그런데 이 ‘답없는’ 할인율 때문에 기업가치가 2배씩 차이가 나버리면 그렇게 나온 결과를 신뢰할 수가 없다. 필자가 RIM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물론 RIM도 여러 가지 단점과 한계가 있지만, 이 할인율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 똑같이 할인율이 3%~7%로 바뀔 때 RIM에 의한 로열층 가격은 4.28억원에서 4.67억원 범위에서 움직인다.


애널리스트의 목표가격, 정말 분석한 결과일까?


목표가를 계속 올리는 사례들은 목표가 산정 방법으로 PER를 사용한다. 원하는 목표가가 나와야 할 상황이라면 PER이 DCF보다 더 쉽다. DCF에서 할인율을 바꿔 지난 보고서와 다르게 적용하는 것은 정당화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상대가치법은 상대랑 비교를 하는 방법이니 상대방 역시 주가가 올랐다는 사실만 제시하면 된다. 한 달 전에는 화장품 업종 평균 PER이 20이었는데 이제는 화장품 업종에 있는 종목들 주가가 모두 올라 평균 PER이 30이 됐으니 목표가격을 50% 올리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 않는가? 중국 수출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며 화장품 업종이 가장 고평가되던 ‘아시아 시장 확대기 최고의 밸류에이션’을 적정 PER의 배수로 가져다 쓰는 게 현실이다.

이건 그냥 한 마디로 ‘올랐으니 올리겠다’는 얘기이다.

 

삼성전자의 주당 가치가 50~500만 원이라는 것은 당신도 알고 있지 않은가? DCF는 누군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다. 기업가치를 10배까지 줄였다 늘리는 마술을 부리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있어 보이는’ 평가방법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향후 5년에서 10년간의 매출액을 ‘회사가 제시한 자료’와 시장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한다. 여기에 비용구조를 반영하여 예상되는 이익을 산출하고, 현금 유출입이 없는 항목을 조정하여 영업 현금흐름을 추정한다. 예상되는 세금을 차감하면 NOPLAT(Net Operating Profit Less Adjusted Tax, 세후영업이익)이 산출된다. 운전자본회전율을 반영하여 증감내용을 추정하고, 예상되는 설비투자 규모를 반영해서 FCF(Free Cash Flow)를 계산한다. 이 FCF가 예측기간 이후에는 몇 % 성장할지 성장률을 정한 다음,(성장률에 대한 가정 1%가 기업가치를 어떻게 바꾸는지 확인하고 나면 말 그대로 ‘복리의 마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적절한 할인율(이걸 어떻게 구하는지 의문이지만)로 할인하면 영업가치가 나온다. 여기에 비영업자산의 가치를 별도로 추정해 더하면 기업 전체가치가 나오고, 부채의 가치를 차감해 주면 주주 입장의 주주가치가 나온다. 이렇게 매우 많은 돈을 지급해야 할 것 같은 복잡한 수고를 거치면(실제로 많은 전문가나 기업들이 이에 대한 대가를 받는다. 필자도 몇 년간 새벽 퇴근을 밥 먹듯이 하며 이걸로 월급을 받았다.) 그 결과는 성장률이나 할인율, 시장환경에 대한 가정이 조금씩 바뀜에 따라 5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의 범위로 적정주가를 제시하는 것이다. 

필자는 10여 년 전부터 적정주가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주식의 가치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현재 필자가 사용하는 방법은 RIM이다. RIM을 조금 변형시켜서 S-RIM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S의 의미를 물어보신 분들이 계셨다. SKI-RIM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민망하지 않은가. 책 표지에 저자가 누구인지 확인해 보자.)

 

기업가치 = 자산가치(자기자본가치) + 초과이익의 현재가치 = 자기자본 + 초과이익/할인율


다음과 같은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자기자본은 100억 원이고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14억 원으로 ROE (Return On Equity: 자기자본순이익률로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누어 구함)는 14%이다. 그리고 주주의 요구수익률을 10%라고 할 때 이 기업의 가치를 RIM으로 구해보자. 위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자기자본이 100억 원인 회사가 딱 주주가 요구하는 만큼의 수익률인 10%의 ROE를 기록하면 딱 자기자본만큼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그래서, 이 기업의 가치는 100억 원이 되는 것이다. 만약 이 기업의 ROE가 주주 요구수익률인 10%보다 낮다면 어떻게 될까? 기업가치도 100억 원보다 낮게 된다. ROE가 주주의 기대를 넘어서면 어떻게 될까? 주주가 기대하는 이상의 초과이익만큼 기업가치는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기업가치 = 자기자본 + 초과이익의 가치’라는 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회사의 가치를 구해보자. 자기자본은 100억 원이고, 요구수익률은 10%인데 ROE는 14%가 나온다. 주주의 기대보다 4%(4억 원)만큼 초과이익을 내고 있다. 계속해서 4억 원의 초과이익을 낸다고 가정하면 현재가치는 주주의 요구수익률 10%로 나누어서 40억 원(4억/10%)이 된다. 따라서 이 기업의 적정가치는 140억 원이 된다. 만약 회사의 ROE가 8% 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어떨까? 그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80억 원의 가치가 나온다. 만약 이 기업의 시가총액이 90억 원이라면 PBR은 0.9(90억/100억)가 나온다. PBR이 1이 안되면 저평가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주주의 요구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므로 80억 원 정도가 적정가치다. 90억 원에 거래된다면 비록 PBR은 1보다 작지만, 고평가인 것이다. 반대로 주주의 요구수익률을 훨씬 뛰어넘는 ROE를 낸다면 PBR이 높더라도 저평가에 해당한다.

PER이나 PBR은 재무제표가 가진 한계점을 그대로 반영한다. PBR은 회사의 장부상 가치를 기준으로 삼아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 구분한다. 장부상 자기자본이 100억 원인데 시가총액이 90억 원밖에 하지 않으니 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계장부에 기록되는 자산은 수십년 전에 매입한 토지에 대한 장부가와 같이 가치가 정확히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PER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여러 번 얘기했지만, 회사의 이익이라는 것은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 2011년 IFRS가 도입되었을 때 금융권에서 IFRS에 대한 강의요청이 많았다. 당시에 증권사 강의를 가면 가장 많이 받던 질문이 하나 있었다.

필자가 사용하는 RIM은 기본적으로 현금흐름이 아닌 회계이익을 바탕으로 계산한다. 초과이익을 계산하기 위해서 ROE를 추정하는데, 회계이익으로 계산한 자료이다. 그렇다면 앞에서 지적했던 PER이나 PBR이 가진 문제점을 그대로 지닐 수 있다. 바로 조금 전 필자가 강조하지 않았던가? 회계처리가 달라진다고 기업가치가 달라진다면 잘못된 가치평가방법이라고. 이 때문에 학계 혹은 실무에서 RIM보다 DCF를 선호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RIM의 장점을 한 가지 더 알려드리겠다.

RIM은 회계처리방법의 차이를 상쇄해 버린다!


회계상의 자본과 이익을 바탕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재평가로 자본이 늘어나면 가치도 달라질까? 앞에서 다루었던 사례에 자산재평가를 더해 보자. RIM을 처음 설명할 때 보였던 사례다. 자기자본이 100억 원이고, 주주의 요구수익률이 10%인데 ROE가 14%라면 기업가치는 이렇게 산정한다.

회사가 자산재평가를 한다고 가정하자. 토지의 장부가격이 시가보다 100억 원만큼 낮게 평가되어 있어서 재평가를 통해 100억 원 늘렸다. 그러면 자산이 100억 원 증가하고, 그 만큼 자본도 증가해서 이제 회사의 자본은 200억 원으로 바뀐다. 자본가치가 늘어난 것이다. 대신에 회사의 ROE는 어떻게 되는가? 토지를 재평가했다고 해서 회사의 이익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므로 14%이던 ROE는 7%(14억/200억)가 된다. 재평가 후의 회사를 RIM으로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기업가치=자기자본+(초과이익/할인율) 

200억 + [200억X(7%-10%)]/10%=(-6억/10%)=140억

 


ROE를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


RIM을 위해 필요한 변수는 두 가지, 회사의 ROE와 할인율이다. 먼저 ROE를 어떻게 정할지 얘기해보자. ROE를 계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연결재무제표에서 가치평가는 지배주주 몫으로 해야 한다. 따라서 ROE도 ‘지배주주ROE’를 구해야 한다. 지배주주ROE는 지배주주순이익을 지배주주지분으로 나누면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미 지나간 과거의 ROE가 아니다. 주가는 미래를 반영하기에 앞으로의 ROE에 대한 추정이 필요하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는 종종 강의 중에 이렇게 주장한다. 투자자가 재무제표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ROE를 추정하기 위해서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재무지표는 ROE다. 이렇게 컨센서스가 없는 경우에는 별도로 추정해야만 한다. (사례) ROE가 3년간 계속해서 약 1.1%씩 상승하고 있는 회사다. 2016년에는 어떨까? 여기에 답은 없다. 2016년에도 1.1%가 상승하여 17.2% 정도를 예측값으로 넣어도 된다. 그런데 ROE가 계속해서 높아지는 경우는 드물다. 사실 ROE를 유지만 해도 복리효과 때문에 회사의 이익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필자의 경우는 이렇게 상승 혹은 하락추세가 있으면 보통 마지막(최근) 값을 예측치로 사용한다. 그렇다면 추세가 없고, 증가와 감소가 교차할 때는 어떨까? 이럴 경우에 필자는 평균을 낸다. 이때 최근의 추이를 좀 더 반영하기 위하여 가중평균을 구한다. 최근값인 2015년 ROE에 3을 곱하고, 2014년엔 2, 2013년엔 1을 곱한 다음 6으로 나눠주는 것이다. 물론 재무제표나 사업보고서를 분석하는 눈이 넓어지고, 투자하는 회사에 대한 이해가 늘면 독립적으로 ROE를 예측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이런 부분에 대해 자신이 없는 초보라면 대강 이렇게라도 추정하는 수밖에 없다. 버핏의 투자 철학 중 하나가 잘 아는 기업,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하고, 모르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스트라이크 아웃이 없으므로 자신이 좋아하고 잘 칠 수 있는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다. 필자도 같은 생각이다. 국내 상장사만 해도 투자할 수 있는 회사가 2,000개나 있는데, 굳이 잘 모르는 회사에 투자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개인 투자자가 펀드매니저에 비해 유리한 조건이 하나 있다. 바로 정말 마음에 드는 주식을 발견할 때까지 자금을 그냥 묵혀두더라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는 거다. 그러니 잘 알지도 못하는 회사에 성급하게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필자가 ‘모르는 기업’으로 분류하고 투자하지 않는 기준이 있다. 회사의 ROE를 예측할 수 없다면 아직 그 기업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다!


할인율은 어떻게 정할 것인가? : 이론적 방법

RIM 계산을 위해 필요한 두 번째 변수는 할인율이다. DCF에서 할인율이 달라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짐을 앞에서 보였다. 비록 RIM이 DCF보다 그 영향이 적다고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할인율 변화에 따라 기업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주주 입장에서 주식가치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을 주주의 ‘요구수익률’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ke로 표시한다. 이론상으로 ke를 구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CAPM이다. 

 

Ke = Rf + βi (Rm-Rf

Rf: 무위험이자율, βi: 해당기업의 베타, Rm: 시장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 (Rm-Rf): 시장위험 프리미엄

 

무위험이자율은 위험이 없는 자산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로 일반적으로 국채수익률을 쓰는데 정답은 없고 실무적으로 5년 만기 또는 10년 만기 수익률이 가장 많이 쓰인다. 

 

시장 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 E(Rm)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코스피 수익률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코스피 수익률은 몇 %일까? 코스피 수익률을 계산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연도별 코스피 지수 등락률을 보면 (-)51%에서 (+)82%까지 그 폭이 매우 크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최근 3년 평균 (-)0.83%, 5년 평균 (-)1.00%, 10년 평균 (+)6.05%로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7% 이상의 차이가 발생한다.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가장 긴 10년 평균을 사용하더라도 2014년에는 10년 평균이 (+)11.20%인데 반해 2015년에는 (+)6.05%로 10년 평균이 1년 만에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DCF에서 이 정도의 차이는 결과값에 엄청난 격차를 불러온다. 사실 이처럼 연초 대비 연말 지수 등락률을 수익률로 사용한다거나, 평균값을 기하평균*이 아닌 산술평균을 사용하는 것은 바르지 못하다. 하지만, 시장포트폴리오의 기대수익률은 계산시점, 방식에 따라 편차가 너무 크다.

 

*기하평균 : 인구증가율,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등과 같이 연속적인 변화율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느 구간에서의 평균 변화율을 구할 때 사용하는 것이 기하평균이다. 기하평균은 변화율에 대한 데이터 값 들을 모두 곱한 후에 데이터의 갯수로 제곱근을 취한 값이다. 

 

마지막 변수인 베타는 어떨까? 종목별 베타는 HTS에서 쉽게 확인해 볼 수 있지만 증권사별로 제공하는 베타가 모두 같지 않다. 베타를 계산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다. 베타는 기준이 되는 지수의 등락과 해당 종목의 등락 간에 ‘상관관계’라는 것을 계산하여 산출한다. 코스피가 오늘 1% 오를 동안 해당 종목은 얼마나 올랐는지를 비교하는 것이다. 이때 몇 년을 비교해볼까? 이 측정 기간에 따라 1년 베타, 3년 베타, 5년 베타 등 다양한 베타값을 구할 수 있다. 또 비교하는 주가도 매일매일을 비교할 것이냐, 아니면 매주, 혹은 매월로 비교할 것이냐 하는 측정 간격에 따라 각각 일 베타, 주 베타, 월 베타가 모두 다르게 나온다. 

결론적으로 필자가 하고 싶은 얘기는 하나다. 책이나 학교, 시험장에서 말하는 주주의 요구수익률에는 ‘정답’이 있다. 하지만 실제 주식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답은 없다. 필자가 주식투자를 하면서 DCF를 버린 가장 큰 이유다. DCF에서는 할인율과 성장률에 대한 가정이 무척 중요한데, 거기에 대한 현실적인 답이 없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대안

CAPM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주주의 요구수익률을 구한단 말인가


필자가 제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한 가지다. 지금 우리가 구하려는 건 주주의 요구수익률인데, 누가 주주가 되려고 하는가? 바로 당신이다. 그러니 당신의 요구수익률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삼성전자에 투자하면서 5%만 먹어도 괜찮다는 사람과 20%는 먹어야 한다는 사람은 매수하는 가격이 서로 달라야 한다. 생각하는 기업의 가치도 같을 수 없다. 당신이 투자하는 종목에 대해 몇 %의 수익을 기대하는지 ‘요구수익률’을 정하라.

사실 이 방법은 투자자의 ‘감’을 요구하는 방법이다. 오랜 기간 투자를 통해 내공이 쌓이다 보면 종목을 바라보는 눈과 시장을 내다보는 견해가 생긴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초보자는 아직 이 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둘째, 오랜 시간 연륜을 쌓은 투자자는 자신의 감이 떨어지는 것을 스스로 알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필자가 추천하는 방법이 있다. 주주의 요구수익률은 금리와 연동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금리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필자가 참고하는 금리는 회사채 수익률이다. 주식투자는 결국 개별회사에 투자한다는 얘기이므로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의 수익률을 참조한다. 채권에는 믿을만하고 안정적인 회사(AAA)부터 위험한 회사(C)까지 등급이 매겨져 있다. 여기서 보통 ‘BBB-’까지를 ‘투자등급’으로 분류하고 그 이하를 ‘투기등급’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각각의 등급에 따른 금리스프레드(가산금리)를 구할 수 있다. 안전하고 등급이 높은 회사채는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낮지만, 위험한 등급의 회사채는 수익률이 높다. 필자는 여기서 투자등급에 해당하는 BBB- 5년 금리(8.06%)를 RIM에 적용하는 요구수익률로 사용한다.


앞에서 삼성전자의 사례에 사용한 8%의 할인율은 이렇게 구한 것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이 값을 사용한다. 첫째, 주식에 투자하면서 최소 투자등급에 해당하는 회사채 수익률 정도는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둘째, 5년 만기 수익률을 사용하는 것은 필자가 특정 종목에 투자할 때 5년까지는 기다릴 생각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 초기에 형성된 필자의 투자철학이다. 종목을 고를 때 ‘5년 안에 2배는 가지 않을까’라는 관점에서 종목을 골라 왔다.

이런 식으로 할인율을 설정했을 때의 장점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앞에서 언급했던 대로 ‘감이 아닌 데이터’를 통해 객관적인 주식가치평가가 가능해진다. 또한 시중금리에 자연스럽게 연동된다는 장점도 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기업가치가 낮아진다는 점이다. 회사채의 금리스프레드는 신용위험을 반영하고 있다.

회사의 초과이익은 얼마나 지속할까?

RIM을 적용하는 데 필요한 ROE와 할인율을 어떻게 결정할지 얘기했으니 마지막으로 한 가지 추가적인 고민을 얘기해보자. 회사가 내는 초과이익은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까? 앞에서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계산하고 적정주가를 구한 식은 다음과 같다.   

주주가치 = 173조 + [173조 x (12.8%-8%)] / 8%   

여기서 주당 가치는 삼성전자가 영원히 4.8%(12.8% - 8%)의 초과이익을 낼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나오는 결과이다. 과연 삼성전자는 4.8%만큼의 초과이익을 영원히 주주들에게 안겨줄 수 있을까? 영원한 초과이익을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기업의 초과이익이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한다면 적정가치는 어떻게 달라질까? 이렇게 초과이익이 감소할 경우 기업가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는 김권중・김문철 공저 《재무제표분석과 가치평가》에 소개된 ‘Ohlson 모형’을 응용해 풀 수 있다. 초과이익이 지속할 경우의 RIM식은 다음과 같다.

기업가치=자기자본 + (초과이익/할인율) 

여기서 초과이익이 감소한다고 가정할 때의 식은 다음과 같이 변형된다. 먼저 초과이익이 지속하는 정도를 지속계수 ω로 표현한다. 만약 ω가 0.9라면 초과이익이 90%만 지속하고, 10%는 감소한다는 의미이다. 초과이익이 해마다 20%씩 감소한다면 ω는 0.8이 되고, 30%씩 감소한다면 0.7이 되는 식이다. 이 초과이익 지속계수 ω를 반영한 RIM식은 다음과 같다.

기업가치=자기자본 + 초과이익 x [ w / (1+할인율-w)]


초과이익이 영원이 지속되거나, 10%씩 감소하거나, 20%씩 감소하는 세 가지 경우로 나누어 계산하면 적정 가격은 3가지로 산출된다.

초과이익 가정  적정주주가치  적정주가
영원히 지속  276.8조  1,704,300원
10%씩 감소   214.5조 1,320,709원
20%씩 감소  196.7조  1,211,270원

 

도대체 얼마에 사야 싸게 사는 걸까?

 

벤저민 그레이엄이 그의 책 《현명한 투자자》에서 가장 강조한 것도 바로 ‘안전마진’이다. 주식을 내재가치보다 훨씬 싸게 매입해서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얘기이긴 한데, 내재가치는 어떻게 계산하고, 얼마나 더 싸게 사야 한다는 걸까?


이 책에서 소개하는 S-RIM은 여전히 허점도 많고 보완해야 할 구석이 많은 방법이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이유는, 싸다고 판단할 수 있는 가격을 어렵지 않게 계산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앞에서 삼성전자의 적정주가를 ①초과이익이 지속한다고 가정할 때(170만 원) ②초과이익이 10%씩 감소한다고 가정할 때(132만 원) ③초과이익이 20%씩 감소한다고 가정할 때(121만 원)로 구분하여 산정하였다. 주가가 싸다고 판단하는 필자의 기준은 바로 세 번째 가격인 121만 원보다 쌀 때이다. 즉, 삼성전자가 내는 초과이익이 1년에 20%씩 감소해서 대략 5년 후에 평범한 회사가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최소한 121만 원의 가치는 나오는데, 현재주가가 이보다 낮다면 ‘싸다’고 보고 매수하는 것이다. 그리고 초과이익이 10%씩 감소한다고 가정한 가격을 적정주가로 보아 132만 원 정도가 되면 1/3정도를 매도한다. 주가가 탄력을 받아 과열되면 초과이익 지속을 가정한 170만 원까지 도달하고 이마저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170만 원이 되면 다시 1/3을 매도하고, 나머지 1/3은 지켜본 다음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되는 지점에 매도한다. 물론 121, 132, 170만 원이라는 가격은 시장의 컨센서스에 따라, 혹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재무제표가 나올 때마다 바뀐다. 그래서 필자가 예측하는 건 가격이 아니라 실적이다. 회사의 ROE가 몇 %가 될 것 같은지 예측한다. 이 때문에 차트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실적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업황, 그리고 재무제표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런 다음 필자의 예측과 실제 결과가 다르게 나올 때(당연히 다르게 나온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한다. 그 과정을 통해 회사에 대한 이해를 늘려가고 예측의 정확성을 높여가는 게 필자의 투자법이다. 그것이 필자가 꾸준히 수익을 내는 ‘비결이랄 것 없는 비결’이고 3부의 주제인 〈수익을 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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