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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서적

(요약) 부의 골든타임 (3부)코로나 이후 변수

3부 코로나 이후 세계경제, 연준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들

실물경제와 주가의 괴리, 어떻게 생겨나는가

세계대공황 이후 90년 동안 경제성장률, 금리, 자산가격(주가) 변화는 실물경제가 좋으면 증시가 급등하고 실물경제가 둔화해도 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면 주가도 비교적 잘 버텼다. 1960년대는 실물경제가 좋아도 주가가 안좋았는데 이는 기준금리가 1.2%에서 9.2%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1980년 연 20%대까지 오른 연방기금 금리가 지속 하락하고 2010년대부터는 양적완화가 펼쳐지면서 1970년대와 비슷한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는 이른 바 실물과 주가 사이의 괴리가 커지게 되었다. 결국 1930년 이후 1980년대까지 50년간 금리 인상 사이클과 1980년부터 2020년까지 40년간 금리하락 사이클이 이어진 셈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주식 가치 평가가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PER 20은 연간 주당순이익이 주가의 5%라는 뜻이다. 국채 금리가 연 10%일 때보다, 연 1%로 떨어지면 주식의 매력은 훨씬 더 커진다.


과거의 경제성장률과 주가상승률을 통해 다음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증시는 실물경제와 유동성이라는 양 날개로 날아오른다. 유동성을 공급하면 실물경제가 다소 악화되어도 일정기간 증시를 부양할 수 있고, 만일 둘 다 악화되면 증시가 침체된다.
▶증시가 실물경제와 완전히 유리되어 유동성으로 상승한 이후에는 조정기간이 왔다.
▶지속적인 금리 인하는 증시 호황을 이끌었다. 다만, 현재 금리의 절대적 수준이 아닌 과거 대비 수준이 중요하다. 

부의 격차, 양적완화의 치명적 부작용

대공황 직전 미국 가계의 상위 0.1%가 차지한 부가 전체의 24.8%였던 반면, 미국 가계의 하위 90%가 차지한 부는 전체의 15.7%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한 부의 불균형이 일어났다. 대공황으로 자산 가격이 폭락하고 1937년 또다시 자산 가격이 재차 폭락한 동시에 1940년대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의 재분배 정책이 강화되면서, 부의 격차가 빠르게 축소되었다. 1986년 하위 90%가 36.4%의 부를 차지해 정점을 찍고 다시 부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1990년 세계화 바람으로 국제 분업이 강화되어 미국공장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되면서 미국에 저임금 단순 서비스업 일자리만 남게 된 것이 주된 이유다. 2000년 이후 IT 성장으로 일자리 증가 속도가 정체되고 저임금 서비스 일자리가 대폭 늘었다. 이 때문에 기업이 호황을 누려도 임금이 정체되고 노동소득 증가율이 노동생산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산층 소득 정체로 수요, 투자가 위축되며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었다. 중산층 수요 위축과 중국산 공산품은 물가 상승 압력을 약화시켜 디플레이션이 자리잡게 되었다. 글로벌 금융 위기는 양적완화로 자산가격 상승을 일으켜 부의 불펴등을 극적으로 심화시켰다. 코로나19 이후 무제한 양적완화가 시작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제 미국은 남은 양적완화 여력과 미국의 실물경제 회복 시기 사이에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이다.

팬데믹과 빅테크 기업들의 독주 심화


IT 혁명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성장률을 올린 과거 1, 2차 산업혁명과는 달리 아직 기존 구산업의 시장을 빼앗는 데만 열중하는 실정이다. 오프라인 유통 기업은 대량 해고에 나선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의 신규 채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자리나 임금 측면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0년간 미국 근로자의 업무 능력이나 기술력 등 모든 생산성을 포괄하는 총요소생산성(생산량 증가분에서 노동 증가에 따른 생산 증가분과 자본 증가분에 따른 생산 증가분을 제외한 생산량 증가분을 뜻하는 것으로 기술 개발, 경영 혁신 같은 부분이 얼마나 많은 상품을 생산해 내는지 나타내는 효율성 지표)를 보면, IT산업의 혁신에도 불구하고 전체 생산성 향상은 오히려 둔화되었다. 신산업과 구사업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빅테크 기업만 독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그간 전통산업을 지켜온 세 가지 버팀목인 (1)대중의 습관 (2)경로의존성(과거 시스템, 제도, 규격을 계속 사용하는 인간의 특성) (3)구산업을 보호하는 정부의 각종 규제 중 앞의 2가지를 이미 무너뜨리고 있다. 정치권이 구산업 경기 부양책을 쓰게 되면 한계기업들이 연명하면서 과잉공급이 계속되어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디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저금리와 유동성은 빅테크 기업에 더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악순환이 발생해 경제 회복이 더디게 되면서 양적완화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 것이다. 

연준이 고대하는 인플레이션, 과연 축복일까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임계점에 주목하라


2000년대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았던 이유 중의 하나인 국제 분업 체계와 글로벌 공급망이 최근 균열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아마존 효과로 그간 선진국 물가가 안정세를 보였지만, 빅테크 규제가 시작되면 이같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만약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통제가 어려워지면 풀린 돈을 거두어 들이거나 1970년대 후반처럼 기준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지만,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을 때에는 자칫 자산 가격 하락이나 불황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 책이 나온 시점에는 디플레이션 위협이 크지만,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전환되면 더 이상 부양책을 쓰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저유가 사이클의 역습, 오일 전쟁

유가는 국제정세에 따라 급등락하면서 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세계 금융시장의 변화를 파악하려면 저유가와 고유가 사이클을 반복해 온 유가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사이클이 바뀌는 시점에 거대한 부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실물경제가 살아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면 원유뿐만 아니라 구리 같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다. 원자재 가격은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저유가가 장기화되면 새로운 유전 탐사, 개발이 지연되어 갑자기 고유가 사이클이 찾아올 수 있다. 고유가 사이클이 인플레이션 전환기와 맞물리면 1970년대와 같이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잠시 숨 고르는 중국 경제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천문학적인 부양책을 시행하면서 중국의 부채가 빠르게 증가해 기업 부채는 2008년 4조 달러에서 2019년 19조8,000억 달러로 5배 급증하고,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은 2008년 93.6%에서 2017년 160.3%로 급등했다. 과거 중국경제가 호황일 때 부채는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9년 6.1%까지 떨어지고, 자본효율성은 2000년대 90에서 2018년 25로 떨어졌다. 2018년을 기점으로 부도율도 0.6%대로 급등해 문제가 심각해 지고 있다. 

중국의 3대 위협은 천문학적인 부채, 좀비 기업, 부동산 버블이다. 코로나19 이후 국제 분업 체계와 가치 사슬에서 중국을 분리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거세진 점도 큰 위협이다. 

코로나19 이후 유로화의 재도전

2020년 7월 22일 유럽연합은 7,500억 유로의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종전과 달리 유럽연합 이름으로 국채를 발행하기로 합의했다. 공동 국채 발행은 미국 각 주의 재정 통합에 역사적 계기가 됐던 것처럼, 유럽의 재정통합에 주춧돌이 될 수 있다. 유럽연합 정부의 재정이 강화되어 역할이 커지고, 유럽 공동 국채를 거래하는 시장이 확대되어 양적완화 등 각종 금융정책을 원활하게 집행할 수 있다. 더구나 이를 기반으로 유로화 표시 자산시장이 확대돼 달러 패권에 도전할 기반이 마련될 수도 있다. 유로화가 달러 대체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 미국 경제에 큰 악재가 될 수도 있고, 미 연준의 양적완화가 제한받을 수도 있다.